세월호



이번 <두산인문극장 : 불신시대> 강연은

이번 선거철을 앞두고 있고,

최근에 세월호 사건으로

사람들의 불만이 최고조에 달해 있는

현 시점에서 열리게 된 만큼 강의 이전부터

어떤 강의일까 하는 호기심과,

강의를 들으러 오는 사람들의 질의응답도 기대를 하게 되었다.


Many forms of Government

have been tried,

and will be tried in this

world of sin and woe.

No one pretends that

democracy is perfect or all-wise.

Indeed, it has been said that

democracy is the worst form of government

except all those other forms

that have been tried from time to time.


Winston Churchill

(Hansard, November 11, 1947)


민주주의에 대해 찾아보다가

윈스턴 처칠이 언급했던 민주주의를 찾았다.

윈스턴 처칠은 지금까지 사람이 시도했던

어떤 정치 형태를 제외하고

민주주의는 최악이라고 말하고 있다.

왜 우리는 그토록 최악이라고 평가받는

이 민주주의를 그토록 고집하는지에 대해

혹은 벗어나지 못하는지에 대해 궁금증이 생겼다.


(사진 출처 : 두산아트센터)


오늘 강연의 연사인 최장집 교수는

진보적 성향을 가진 정치학자이다.

몇년 전에 역사적 사실 왜곡에 관한 논란으로

구설수에 올랐던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한국 민주주의가 쇠퇴하는 이유로

보수 정당의 독점체제를

원인으로 보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세월호의 그림자"


이번 강연의 부제로도 적합하지 않을까.

교수 본인도 이번 강연 원고를 준비하면서

세월호 사건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말하였다.


1. 한국 민주주의의 특성

2. 대표와 책임의 문제

3. 강력한 신자유주의 국가와 국가 능력

4. 시민 사회의 허약함 , 운동 결사의 자유

5. 자율적 결사체의 강화를 바탕으로한

다원적 민주주의


강연은 총 다섯개의 영역으로 나눠서

이야기하겠다고 하였다.


(사진 출처 : 두산아트센터)


1. 한국 민주주의의 특성


현대 민주주의는 대의제 민주주의의 형태를 띄고 있다.

민주주의는 아테네 고대 그리스로부터 시작되었다.

그때는 직접 민주주의의 형태로

시민이 스스로 통치하는 체제였고

시민이 돌아가면서 통치자의 역할을 하는 것이었다.

통치자와 피치자의 역할을 돌아가면서 하며

순환적인 구조를 하고 있었다.

오늘날의 대의제 민주주의는 시민이 선거를 통해

대표를 선출하여 대표에게 통치를 위임한다.


통치를 대행하는 에이전트가 있는 것이

고대 민주주의와의 차이이다.


대리인을 선출해서 통치하도록 하는 것이

대의제 민주주의이다.

현대 민주주의는 이로인해 더 복잡해졌고,

3자 관계가 되었다고 한다.


2자 관계에서 3자 관계로 바뀌면서

복잡한 문제를 불러왔다고 한다.


통치자는 자기 맘대로 통치하는 것이 아닌

시민들이 기대하는 것에 따라

책임을 수반하게 되었다고 한다.


통치자를 선출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선출되지 않은 공직자가 있기 때문이고

통치자에게만 책임을 부담시키는 것이 아니라

공직자에게도 책임을 부담시키는 것이 중요하고

통치자를 선출한 순간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공직자들을 관리하고 감독하는 것도

지속적으로 해야한다는 것을 강조하였다.


우리나라는 운동을 통해 민주화를 얻어서

민주주의에 대해 기대가 크고

운동이라고 하면, 

기존에 있던 군사 독재체제를 물러나게 했기 때문에

이상적인 민주주의를 실현하려는 것이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특징이라고 말하고 있다.



독일의 민주주의는

사실 별반 차이는 없다.

다만 정당이나 몇몇 정치 중요 요직들의

권력 차이밖에 없다고 교수는 말하였다.



한국의 민주주의는 운동으로 얻었지만,

정부를 구성하는 주요 요소들은

실질적으로 민주주의 일수가 없다고 한다.


특히 한국에서 인식하는 민주주의는

타 국가에서 인식하는 민주주의와는 다르다.

민주주의는 이념이지 정치 체제가 아니다.

민주주의를 이념이라고 하면 매우 이상적이다.

정치 체제라는 것이 의미가 무색해진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운영하는 것에 따라

결과가 나타나기 마련인데,


민주주의를 잘하기 위해서는

복잡한 사안들을 다룰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하는데

운동권 진보적인 세력들은 이념은 강하지만,

정작 통치 체제로서의

민주주의를 이해하는데 부족함이 많다.

오늘날의 민주주의를 만들어나가는데

약점으로 작용하게 되었다고 교수는 말한다.


결국 빈 수례다.

진보 성향의 야당은 결국 빈 수례다.

내가 앞서 다른 포스팅에서 언급했던

말만 번지르르한 빈 수례.


우리나라의 주류 정당중에

야당이 민주주의를 발전하게 못하고 있다고 교수는 말했다.

보수 정당이 더 정당으로서의 발전은 잘했다고 말했다.


야당이 야당으로서 역할을 해야할 시점에

야당이 못하고 있는 것이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모습.

여당과 야당이 타협과 협조 경쟁 등

건강한 관계여야 하는데

정당 체제가 좋아야 좋은 대표를 선출할 수 있는데

한 정당이 약화되면

불균형으로 한국 민주주의의 악순환으로 초래한다.



(사진 출처 : 두산아트센터)


2. 대표와 책임의 문제


교수는 선출되지 않은 공직자가

핵심적인 문제라고 꼽았다.

그 이유는 관료 행정기구는 사회가 발전하고 

기능적 기술적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기구인데,

자율성을 갖는 것을 특징으로 하고 있지만,

그 자율성이 남용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통치자가 관료들을 통제하고

책임을 부담시키는 것은

정치를 아주 잘하지 않고서는

매우 어려운 문제라고 하였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임명을 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는 것을 지적했다.

단계를 건너갈 때마다

책임을 부담시킨다는 것이 갈수록 느슨해진다고 했다.


책임은 대의제 민주주의에서

너무나도 어려운 문제이다.


고대 민주주의에서는 책임을 지는 방식에 대해

사형과도 같은 방식으로 강하게 만들어져있었으나

현재의 민주주의는 매우 약하게 되어있다고 했다.


우리 나라 헌법의 삼권 분립은

책임을 물리는 제도이자,

서로 견제하고 경쟁하도록 하는 제도이다.

이를 수평적 책임성이라고 정치학에서 정의한다.

하지만, 사법부와 입법부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행정부가 군림한다면 민주주의는 삐걱댈 수 밖에 없다.


수직성 책임성은 위에서 아래로.

즉, 시민들이 공직자들에게

책임을 물리는 것이라고 한다.

수직성 책임성은 즉 '선거'이다.


시민들이 결사체로 나타나

권력을 항상 감시해야

수직성 책임성이 잘 작동될 수 있다.


수평적 책임성과 수직성 책임성의 두드러지는 차이는

수평적 책임성은 사건 이후에 견제하는 것이며,

수직성 책임성은 사건 이전에 견제하는 것.


국가기구가 민주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메카니즘은 이 두개의 요소가

잘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언급하였다.


3. 강력한 신자유주의적 국가와 국가 능력


많은 일들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관료 체제는 합리화의 메카니즘에

종속된 조직이라고 하였다.

관료화 = 민주화의 결과

민주화는 많은 요구들이

시민 개개인들과 사회 집단으로부터 나오게 되고

그러한 요구들을 수용해야 하기 때문에

관료체제는 팽창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


민주화는 관료화를 동반한다.

관료는 시민 개개인의 자유를 억압하고

공적 권력이 넓어지는 것인데

그것 없이는 또 일이 처리될수 없다.

민주주의의 파라독스라고 할 수 있겠다.


민주적으로 통제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또 다른 부담.


민주주의는 확장되는데,

시민의 자유를 억압하는 관료화도 확장.


전통적인 관료제가 평창하고

신 자유주의적인 이념이

공직자들의 행동규범으로 수용되는 현상.


우리나라의 관료주의는 과거 군부적인 모습에서

한국 경제의 견인차로서 잘 역할을 했다.


하지만 오늘날 신자유주의가 입혀지면서

'민영화' 라는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 사이에

공적 임무가 민간 기업체로 이양되면서

상당히 복잡해진 모습이 되었다.


공직자들의 지대추구 행위를 가져오게 되었다.

사적 영역에 공적 행위들을 하는

역할의 요소들을 심어놓고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의 거래 행위가 많아지며

불법의 공간이 생성되었다.


관료 공직 사회의 변화는

과거 자신의 희생을 바탕으로

국가의 공익을 위해 일한다는 인식이었다면,

오늘날은 공직 윤리가 허물어져

공익 보다 사익을 추구한다는 인식이 팽배해졌다.


결국 오늘날의 민주주의는

오히려 퇴보하는 양상이 되어버렸다.


이번 세월호 사건은 무엇때문인가라는

이유를 파악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라고

교수는 말했다.


인간 가치를 옆으로 두고

성장 가치를 최우선적으로 하다보니

이러한 부작용이 바로 세월호 사건이다.


세월호 문제는 우리 사회의 문제가 집약되어 있다.


성장하는데만 급급해서 만들어왔던

어두운 면모들이 농축되어 있는 것이 세월호 사건.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것이 무너졌음을

이 사건을 통해 적나라하게 볼 수 있었다.

강력한 신 자유주의국가가 만들어낸

부정적인 사례가 되었다.


강력한 신 자유주의 국가

민간 기업체 언딘 마린 인더스트리가

구조에 가담하는 것이 이례적으로 볼 수 있는 것도

공적 기능을 민간으로 이양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결국 해경을 무능하게 만든 것은 우리다.


해양 구조 협회와 같은 성격이 애매한 기구는

해양수산부와 해경의 고위 공직자

그리고 민간 기업들의 대표들의 양로원과 같은 기구는

법적으로 만들어졌지만,

오히려 민간 기업과 해경과 해수부의

중간기구는 소통을 방해하고

편법과 비리 부패가 일어날 수 밖에 없는

구조로 되어있다고 했다.


해경이라는 정부기구 자체가

국가 예산을 많이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해경 본연의 목적에는 예산을 사용안하는.


제 기능을 못하는 기구가 되어버린 것도

해경 책임이라고 보기에는 어려운 것이다.


'한국 선급'

배들의 안전을 관리 감독을 해야 할 애매한 기구가

역할을 안한 것도 공적 기능이

민간 기구로 이양되면서 생긴 부작용이다.

원래의 정부 기관과 민간 기구들의 친목회와 같은

있으나 마나한 정부 예산을 받는 기구들이 문제인 것이라고

교수는 꼬집었다.


실질적으로 이번 세월호 사건을 통해

해난 구조는 뒷전이고

모두 다 돈이 얽혀있는

이런 구조를 들여다 볼 수 있게 된 것은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변화를 위해

오히려 터닝포인트가 되지는 않을까 하는 바램이다.


이번 사건의 최전선에 있는 인물들을

도덕적으로 질타할 수 없는 것은

고용불안정과 임시직이기 때문에라고 교수는 말했다.

책임감을 느낄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주지 않았고,

도덕적 파탄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구조적인 문제에서 오는 것이라고 교수는 말했다.


4. 시민 사회의 허약함과 운동 결사의 자유


한국 시민 사회는 강한가?

교수는 매우 약하다고 보고 있다.


시민 사회 이론에서는 강력한 국가와

강력한 시민사회는 양립할 수 없다고 한다.

한국은 학자들이 민주화 된 이후 분석했던 것은

강력한 국가와 전투적인 시민 사회라고 했다.

상당히 이례적이고 희안한 사례라고

그때 당시 분석했었다고 한다.

이것은 매우 건강한 것이다.

그러나 교수는 그저 운동이 너무 강하다보니 이미지에 불과했고,

실상은 약한 시민 사회라고 교수는 말했다.


그 이유는 한국의 시민 사회를

대표했던 것은 운동이 대표했는데,

운동이 대표했기 때문에

시민 사회를 강력하다고 봤지만,

민주화를 쟁취한 이후에는

시민 사회의 모습이 약하게 되고

국가는 강하게 되었다.


시민 사회라고 하는 것은

외국에는 자율적 결사체가 중추적인 기반이 된다.

그것이 일반적인 이론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자율적 결사체가 제대로 조직되지 않고,

우리나라는 결사의 자유가 매우 약하다.

강한 경제 집단은 결사의 자유가 지나치게 풍부하나

사회 약자들에게는 결사의 자유가 제한된다.


이것이 가져오는 결과는

자율적 결사체가 전체적으로 약하게 될 수 밖에 없고

키보드 워리어 밖에 양산안하는 것.


자율적 결사체가 약한 상태에서

운동이 이를 대체했다.

선진 국가에서는 이러한 강한 결사체에 기초해서

정당이 만들어진다.

하지만 이러한 정당의 하부 조직체로서의 결사체라는

한국은 상당히 반대의 모습이다.


메디슨 민주주의가 미국 연방 정부의

헌법을 디자인할 때

특정의 사회집단이 정치를 독점할 수 있도록

대통령 권력이 굉장히 강해지는 결과를

가져올 수 밖에 없는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라고 말하였다.


한국의 대통령은 제도적으로 강하다.

헌법이 부여하는 대통령의 권한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볼때 굉장히 강하다.

정치적으로 허약한 대통령이라도

민주화 이후 모든 대통령이 경험했다.

다만 임기 중반에까지만 그러하고,

임기 말에는 허약하게 바뀐다.


자율적 결사체의 약화는

수직적 책임성을 약화시킨다.


세월호 사건을 보면

선장이나 선원들의 권익을 보호해줄 결사체의 부재가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대상의 부재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결사체는 문제의 당사자들이 스스로 조직하는 것이나

한국에서는 이런 것을 경험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라고 교수는 말했다.


고용주와 피고용주, 복종,

결국 군사 독재체제로부터 실질적으로

민주주의를 쟁취했다고 볼 수 있을까?


현재 우리나라에서 결사체가 없이

시행되고 있는 수많은 시위들은

그저 정치적 불만만 늘어날 뿐,

문제 해결은 안되고 있다고 했다.


우리 나라 정책 결정 과정에서

약한 사회 계층

아무리 대표자리에 오르더라도

힘이 없는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실상이라고 교수는 말했다.



(사진 출처 : 두산아트센터)


우리는 오늘날 많은 민주주의의 노력을

'집단 이기주의'라는 표현으로 몰아갈 뿐은 아닌지.


민주주의를 위한 'COST'는 지불하고자 하지 않고

'꽁'으로 먹으려는게 우리의 모습이지는 않을까?


여담이지만,

진보 보수 편가르기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나는 빈 수례를 싫어한다.

두산인문극장에서 열린 많은 강연들은

보수 성향의 사람들이 보기에는

별로 달갑지 않은 이야기와 연사들을 초청한다.

물론 그에서 배울 것도 있고,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볼수도 있게 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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