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어라 무덤아

[Λ] "웃어라 무덤아"

2014. 10. 1. 02:37



2014.09.30

9월의 마지막날을 연극으로 마무리를 했다.

9월을 보내면서 본 연극은 가벼울법도 하건만

오히려 가벼움 보다는 중후한 세월의 무게와

고독이라는 길을 보여주었다.



#STAGE#


무대는 크게 특이한 것은 없었다.

화려하지도 않았고 오히려 밋밋하리만큼 심플했다.

배우들 대부분은 전면의 의자와

무대 오른쪽의 아랫쪽을 사용하면서

다소 단조로운 무대 사용을 보였다.


특히 무대 가운데에 의자를 배치한 것이

너무 '정직했다'라는 느낌이 컸다.


대부분의 배우들이 의자를 의자 이상의 

프롭으로 사용했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지만

극 결말 부분의 꽃을 꽂는 부분 외에는

크게 새로운 부분이 없었다.


특히 무대 좌측의 빨래가 걸린 빨랫줄은

오히려 배우들의 등퇴장에 걸리적거리는 요소가 되지 않았나 싶었다.


무대의 전환 시 가운데에 있는 무대를 옴겨서

감옥으로 순식간에 전환한 것은

일단 칭찬하고 싶다.


맨 앞에서 극을 본 바,

나무판 전체를 어둠 속에서 옴기는 것이

쉽지 않았을텐데 말이다.


다만 유치장이라는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조명의 시도를 했다면 좋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유치장의 분위기를 한층 살렸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배경외에는 유치장이라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 부족한 느낌이었다.

그 부족한 느낌을 조명으로 보충해주면 어떻겠나 싶었다.


또한 유치장의 창살을 붙잡고 있는 배우

그리고 대부분 무대 좌측으로 앉아있는 배우

그리고 가운데에 밀집해있는 배우

지나치게 운집해있는 배우들로 인해

소녀가 잠시 등장했을 때 소녀에 대한 관찰을 할 수가 없었다.

(내가 너무 앞에 앉아서 일지도 모른다)


#ACTING#


배우들이 대부분 앉아있거나

그냥 서서 대사를 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그랬을까.

최소한의 움직임 그리고 할머니 특유의 몸짓을 연기하던

할머니 역할의 배우가 더 생동감있게 느껴졌다.


'강옥자' 캐릭터 연기하는 친구가

언제나오나 싶을 정도로 계속 기다려졌다.


'정말자'를 연기한 배우는 다소 그로테스크한 느낌이었다.

울고 있으나 웃고 있는 듯한 느낌이어서

그래서 더 극의 끝에가서는 더 기괴하게 느껴졌는지도 모른다.


특히 '강옥자'의 죽음 이후 100만원을 놓고

사람들이 계속해서 본연의 모습이 하나둘씩 나오는 장면은

내게 마치 폭행당하는 느낌을 주었다.



특히 이전에 니콜 키드먼이 출연했던 <Dogville>처럼

배우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구분 선 너머로

관객들에게 보이는 많은 폭행과 부조리가 있었음을 보고

엄청난 스트레스였는데

이 작품 또한 100만원을 놓고 벌여지는

수 많은 인간들의 추악함을 보며 스트레스를 받았다.


'탁기봉'캐릭터는 남자라면 아마

도전해보고 싶은 캐릭터일지도 모르겠다.

'음흉' '음란' 수위높은 상상자극 대사들을 하는 것에 있어서

조금 더 뻔뻔하게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좀 남는듯 싶었다.

아마도 '탁기봉'캐릭터를 능숙하게 소화해낼 수 있는

사람이 생각나서 아쉬움이 느껴진 것 같기도 하다.

(예를 들어, 배준후 평론가)


'순경' 역시 '똘똘이'와 '딸딸딸'을 자신이 말하면서도

순진한 듯이 말했다면 더 웃겼을 것 같지만,

자신이 말하면서도 무엇을 말하는지 알고 있다는 느낌에

다소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배우들 전반적으로 사투리를 많이 썼는데

어떤 사람은 사투리를 쓰고, 어떤 사람은 서울말을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사투리를 듣는 것이 별로 익숙하지 않아서.

사투리에 100% 이입하지 못했다.



브로셔의 담당교수의 글을 보며

단연 눈에 들어오는

'고독'이라는 키워드


우리의 삶 뿐만 아니라

무대 위에 오르는 순간 만큼은

그 어느 누구도 도와줄 수 없는

뜨거운 조명 아래의 고독한 시간을 이겨낸 배우들과

동분서주하며 극을 준비했을 스태프들


그 모든 것들을 뒤로하고

 새로운 '여행길'을 시작하는

'고독'의 참된 의미를 아는 청춘들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고독'안에서도 웃을 수 있는 날이 그대들에게 그리고 나에게 찾아오기를.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