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로



2013.08.29

게스트하우스에서 일찍 일어나 하루를 시작했다.

방에 사람은 많고, 화장실은 하나이기 때문에 부지런한 사람이 먼저 쓰는거다.

빠르게 제일 먼저 일어나 씻고 게스트 하우스를 떠났다.

오늘도 날씨가 좋다.

여행하면서 비를 안맞아도 된다는 것은 정말 좋다.

비가 오면 곤혹이기 때문에.

물론 그 나름 그것도 운치가 있겠지만.



하늘이 파아랗다.


오동도로 향했다.

오동도로 향하는 방법은 차를 타고 가는 방법도 있지만

튼튼한 두다리 두고 무엇을 하겠느냐.



뚜벅뚜벅 또 걷기로!



아이폰 파노라마 기능이 너무 맘에 든다.



역시나 더운 날씨.

땀이 줄줄줄.



여수 엑스포가 우측에 보인다.

오동도 가기 전에 작은 언덕위에서 사람들은 촬영을 한다고 하는데

너무 더운 날이기도 하고 올라갔다가는 생명의 위협을 느낄 것 같아서

올라가지 않고 그냥 오동도로 직행했다.



하으 구름에 구멍이 뽕뽕..

더..ㅂ 다...



본격적으로 오동도 해안가 절벽으로 향하는 길

그나마 살 것 같지만

나무로 막혀서 바람이 안불음..



가는 길목마다 이렇게 시가 적혀있어서 읽는 재미



미지의 숲으로 향하는 길과 같다.

피톤치드가 그냥 콸콸콸 쏟아질 것 같은 비주얼.



이름도 거창한 용굴!



경관이 좋고!



용굴 근처에 위치한 바다 전망

해녀들의 들숨과 날숨 사이에

숨비소리가 그득하다.


그 오묘한 음을 들으며 있자니 취하는 기분.









한참 동안 바닷가를 바라보며 기분도 전환하고

땀도 식히다가

기차시간을 맞춰서 돌아가기로.



돌아가는 길

시 하나로 더 평온해지는 마음



이제 여수를 떠나 순천으로.




순천에 도착하자마자 늦은 아침겸 점심을 위해

장터로 향했다.

한국이든 외국이든 항상 시장은 배가 부르는 곳이다.

순대국밥 한그릇 싸악 말아먹고 나와서

시장 근처를 돌아다니었다.



벽에 곳곳에 이렇게 벽화가 있어서

숨겨진 보물을 찾는 기분처럼.







이것 어떻게 찍었더라.

타이머로 어떻게 찍은 것 같긴 하다.

아닌가? 누가 찍어줬나?

그런데 저렇게 민망한 포즈를 내가 했단말인가..ㅠ



순천에서 식사를 끝내고 돌아다니가다

부전에서 포항으로 향하는 기차 시간을 기다렸다.

포항은 기차편이나 버스편이나 교통이

정말 불편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다음날 GEA 비전 캠프가 있어서

여행 중간에 포항으로 향했다.

물론 입을 옷도 없었고 빨래도 못했기 때문에

학교에 가서 빨래도 할 수 있으니까.



오늘 하루도 끝!


내일부터는 GEA 비전 캠프!

내일로는 잠시 일시 정지!

" A good traveler has no fixed plans, and is not intent on arriving." 

 

노자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여행을 가기 전에 많은 계획을 하고, 어디를 갈지, 어디서 잘지, 무엇을 먹을지, 많은 고민을 한다.

특히 나 혼자가 아닌 다른 사람과 함께 간다면 많은 것을 사전에 계획하고 준비했었다. 

항상 그렇게 하다가 나 혼자 가는 여행, 계획이랄 것도 없이,

그저 최종 목적지만 정해놓고. <포항>으로.

학기가 시작하기 전에 어짜피 <포항>으로 가는 길,

내일로 여행을 하며 여기저기를 둘러보다가 가면 어떻겠나 싶었다.

 

<포항>을 최종 목적지로 하다보니 갈 수 있는 곳에서 많은 제약이 있었다. 

기간과 열차 시간을 모두 고려해야 했기 때문.

 

내일로 티켓의 많은 혜택 중에 가장 괜찮다고 하는 <순천>을 발권역으로 해서 출발을 했다.

출발하기 전 그리고 여행 내내 네이버의 <바이트레인> 카페를 수시로 참고로 하면서 다녔다.

 

처음으로 가게 된 곳은 <전주>

별다른 이유는 없었다. 그냥 내가 전주 이씨라는 것 하나 때문에.

한번 쯤은 가봐야 되지 않겠나 싶었다.



2013.08.26

전주역은 내가 바로 <전주>다 싶을 정도로 개성이 뚜렷햇다.

한옥을 모티브로 해서 만들어졌으니.

나 홀로 여행온 사람들도 많았고, 친구들과 함께 온 사람들도 많았다.

그중에는 한국말도 잘 못하고 딱 봐도 교포이거나 재외일 것 같은 남자애 둘이 

첫 여행지로 전주를 선택 했나본데,

지도보고 가는데 올바른 방향이 아닌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것을 그냥 지켜봤다.

도와줄 수도 있었겠지만, 그럼 여행이 너무 쉽잖아?

여행이 뭐 그런 낙이지.

길도 잃어버리기도 하고 말야.



전주 전동성당을 첫 목적지로.

사실 여기를 가기까지 많은 해프닝이 있었다.

서울에서 교통카드로 쉽게 다닐 수 있었던 것에 비해, 전주는 그렇지가 못한다는 점.

버스를 탔는데 교통카드가 찍히지가 않아서

다시 내려서 편의점을 찾아 소액권으로 바꿔서 다시 기다렸다가 버스를 타야했다.

사실 우리나라 전국 버스가 티머니로 통일되어있을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을 했다.

북한과 통일을 외치기 전에 버스표나  통일 먼저 했으면 좋겠다.

 

전동성당은..그냥 성당이었다.

사실 많은 것을 기대하지는 않았다.

음~그냥 성당이네.

끝.

어렸을 때 로마도 갔었고 하니 성당의 끝판왕을 보고왔다보니 그냥 음~성당이네.



그 다음으로 향했던 곳이 경기전.

이성계의 어진과 조선의 실록들을 보관했던 전주사고가 있는 곳.

묘한 분위기랄까.

앞에는 서구화의 상징인 성당이 있고,

그곳에서 얼마 안가서는 이렇게 한옥으로 된 옛 터가 있으니.



혼자 여행할 때 가장 안좋은 점은 아무래도 사진 인 것 같다.

그래도 전주 토박이가 여러 곳을 안내해주기도 하고 사진도 찍어주고.



한국 여행의 본 목적이랄까.

<베테랑 칼국수>

유명하다고 해서 찾게 된 곳.

양이 엄청 많았다.



쫄면도 시키고 교자도 시키고.

엄청 북적북적 거리고  마치 모든 사람들이 다 내일러 인듯한 모습.

음식 나오면 사진 찍고 먹고 그리고 빠르게 배낭을 메고 나가는 모습.



밥을 먹고 시작된 한옥마을 투어.

인사동과는 사뭇 다른 느낌.

인사동은 엄청 북적북적 거리고 활기찬데, 여기는 엄청 정적이라고 해야될까.

내일로 여행 끝물 쯤에 가서 더더욱 사람들도 적고, 좋았다.

조용함과는 거리가 먼 도시에 살다가 조용함을 맛볼 수 있는 환경은 최고라고 생각한다.



자동차가 인상적이어서 찍었다.

우리나라에 저런 차는 많이 없을텐데.

어렸을 때 닌자거북이 보면서 많이 봤던 차다.



난 빙수를 엄청 좋아한다.

여름이건 겨울이건 빙수를 가리지 않는다.

예전에는 겨울이 되면 빙수를 판매하는 곳을 찾기가 힘들었는데,

요즘에는 겨울에도 판매하는 것을 보고 매우 반갑다.

전주한옥마을에 오면 누구던지 먹고 간다는 '흑임자 빙수'를 맛보기 위해 찾아왔다.



여기봐도 여행객, 저기봐도 여행객.

한옥 마을이다보니 젊은 여행객 보다는 나이 좀 있으신 분들이 많이 찾는 듯 했다.

빙수를 먹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더웠다.



고소하다.

얼음이 거칠다.

한번쯤은 먹을 만하다.

독특하다.



밤이 되니 더 고요하고 좋다.



남부 시장도 가고 전주 시내를 여기저기 돌아다녔다.

전주 시내는 마치 포항 같았다.

남부 시장은 늦은 시간에 가서 다 닫아서 아쉬웠다.



그래도 곳곳에 이렇게 재미있는 그림들이 있어서

흥미롭게 볼 수 있는 곳

낮에 오면 더 재미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대부분의 내일로 여행객들은 전주역 근처 찜질방에서 잠을 잔다.
하지만, 난 찜질방을 그렇게 선호하지도 않고, 도난 문제도 걱정 되고,
시끄러우면 잠을 잘 못자기 때문에 좀 역에서 떨어진 찜질방을 찾아서 갔다.
찜질방은 조용했고 사람도 몇 없어서 쾌적하게 지낼 수 있었다.
 
그날 <바이트레인> 카페를 가보니 전주역 근처 유명한 내일러들이 많이 가는 찜질방은 초만원.
다른 찜질방으로 가서 다행이다 싶었다.
 
내일로 1일차.
끝.
 
여행을 다녀온지 이제 거진 일년,
이제와서 뒤늦게 정리하지만 모든게 기억이 난다.
매일 매일 가는 곳마다 짧게나마 찍어놨던 로드무비 덕분.
저 어플을 아주 유용하게 잘 쓰고 있다.
지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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