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2013.08.27

전주 사람덕분에 아침부터 전주 콩나물밥으로 든든하게 하루를 시작했다.

전날밤 찜질방에서 있으면서 잠을 거의 설치다시피 했다.


여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찜질방이 조금 덥기도 했고

사람들이 많지는 않았지만,

항상 집 떠나면 고생이라고 쉽게 잠을 들수가 없었다.

어찌어찌 날이 밝아 아침에 나와 식사를 하고 다시 기차역으로 향했다.



으리으리한 전주역



기차시간 기다리면서 심심해서

타이머 맞춰놓고 사진 찍다가



광주역에 도착!

정말이지 각기 다른 역 모양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광주역은 마치 UFO 느낌이랄까.



각종 그림들도 전시 되어있는데

딱 지금 여행에 맞는 그림이랄까.



그림에 비친 모습과 그림과 함께.



참 우연의 일치로 빙수 먹으로 간 곳에

팀 동생이 있어서 반갑게 인사도 하고



점심으로는 광주 특선 음식을 먹고 싶었지만

뭐 쨌든 맛있는 피자를 먹고

학교 후배들이랑 작별을 하고 다시 여행길에 떠났다.



광주에서 순천가는 길은 버스로 가는 것이 제일 빨랐고

해지는 것을 순천만으로 가서 보기 위해 

버스를 탔으나..탔으나...

냉각 파이프가 터지면서 버스가 고속도로 한 복판에 섰고

그때의 짜증이 얼굴에 가득 묻어있네

참 여행은 기분 좋은 예상치 못한 일들도 생기지만,

의외로 난감한 상황들도 생기는 것 같다.

이것도 여행의 묘미라면 묘미겠지.



어찌 어찌해서 겨우 겨우 순천만에 도착했다.

하지만 시간을 지체할 수는 없었다.



이미 해는 떨어지고 있었고

정말 빠른 속도로 거의 뛰다시피 해서 언덕을 올라갔다.



정말 더운 여름날 땀 삐질삐질 흘려가며 올라갔건만



날은 흐리지

해는 이미 떨어졌지

순천만의 아름다움은 완전하게 느껴보지는 못했지만,

많은 내일로 여행객들도 순천만에서 제대로 보고 가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고..


순천에서는 왠만한 음식점들은 혼자 먹기가 어렵다.

뭐 시켰다하면 2인분 이상 주문해야 하기도 하고

가격도 가격인지라 주머니 가벼운 여행객들에게는

이렇게 즉석 만남이 이루어 지기도 한다.

내일러들이 많이 모이는 순천만과도 같은 장소에서

이렇게 저녁 모임이 빠르게 꾸려지고

인증샷도 찍고



밥 먹기 전에 찍기도 했다.

이때 참 재미있는 인연인게 한 내일러의 친언니가 한동대학교 학생이라서

더욱 반갑기도 했고 많은 이야기를 나눴었다.



저녁은 꼬막정식을 먹으러 갔다.

순천에서 유명한게 꼬막과 짱뚱어인데,

이번에는 꼬막을 먹어보기로 했다.

물론 꼬막만 나오는건 아니고 다른 찬들도 함께 나와서 더욱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꼬막 초무침이 한가득 나오는데

맛이 있었다.



다만 아쉬웠던 것은 꼬막은 여름이 제철이 아니라서 알이 굵지 않았다.

정말 꼬막 굵은 알은 최고다.

여수에 계시는 이모 할머니 할아버지가 가끔 보내주시는데

제철 꼬막이 어떤지 알기 때문에 다소 아쉬움이 남았지만

그래도 한끼 정말 든든하게 먹을 수 있었다.



이날 순천에서 묵었던 곳은 <남도 게스트하우스>였는데

순천만에서 사진도 찍고 함께 식사 동행을 하게 된

친구를 따라 가게 되었다.

순천에서 어디서 잘지 전혀 생각도 안하고 있다가

이렇게 잠잘 곳을 찾게 되니 땡큐 베리 감사!


친언니가 한동대생이라는 것도 그렇고 뭐 이것도 인연이겠거니 하며 갔다.


남도 게스트하우스는 그냥 일반 가정집에 있는 방을 남자방 여자방으로 나눠놨고

화장실도 따로 따로 있어서 편리하다랄까.

무엇보다 거실에는 TV도 있고 컴퓨터도 이용할 수 있어서 좋았다.


내일러들이 거실에 모여 서로 여행 이야기도 나누고

나는 어쩌다보니 함께 가게 된 그 친구랑 이야기를 늦게 까지 나눠볼 수 있었다.

이대 다닌 다는 것과 신앙적인 고민 등등

참 여행와서도 신앙에 대한 고민들을 서로 나눈다는 것이

재미있기도 하고 기쁘기도 했다.


도망쳐보겠다고, 좀 피해보겠다고 했던 여행이

오히려 하나님에 대해 더 이야기 하게 되는 여행이라니.


좀 짖궂으신 면이 있는 것 같다.


이만 총총

" A good traveler has no fixed plans, and is not intent on arriving." 

 

노자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여행을 가기 전에 많은 계획을 하고, 어디를 갈지, 어디서 잘지, 무엇을 먹을지, 많은 고민을 한다.

특히 나 혼자가 아닌 다른 사람과 함께 간다면 많은 것을 사전에 계획하고 준비했었다. 

항상 그렇게 하다가 나 혼자 가는 여행, 계획이랄 것도 없이,

그저 최종 목적지만 정해놓고. <포항>으로.

학기가 시작하기 전에 어짜피 <포항>으로 가는 길,

내일로 여행을 하며 여기저기를 둘러보다가 가면 어떻겠나 싶었다.

 

<포항>을 최종 목적지로 하다보니 갈 수 있는 곳에서 많은 제약이 있었다. 

기간과 열차 시간을 모두 고려해야 했기 때문.

 

내일로 티켓의 많은 혜택 중에 가장 괜찮다고 하는 <순천>을 발권역으로 해서 출발을 했다.

출발하기 전 그리고 여행 내내 네이버의 <바이트레인> 카페를 수시로 참고로 하면서 다녔다.

 

처음으로 가게 된 곳은 <전주>

별다른 이유는 없었다. 그냥 내가 전주 이씨라는 것 하나 때문에.

한번 쯤은 가봐야 되지 않겠나 싶었다.



2013.08.26

전주역은 내가 바로 <전주>다 싶을 정도로 개성이 뚜렷햇다.

한옥을 모티브로 해서 만들어졌으니.

나 홀로 여행온 사람들도 많았고, 친구들과 함께 온 사람들도 많았다.

그중에는 한국말도 잘 못하고 딱 봐도 교포이거나 재외일 것 같은 남자애 둘이 

첫 여행지로 전주를 선택 했나본데,

지도보고 가는데 올바른 방향이 아닌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것을 그냥 지켜봤다.

도와줄 수도 있었겠지만, 그럼 여행이 너무 쉽잖아?

여행이 뭐 그런 낙이지.

길도 잃어버리기도 하고 말야.



전주 전동성당을 첫 목적지로.

사실 여기를 가기까지 많은 해프닝이 있었다.

서울에서 교통카드로 쉽게 다닐 수 있었던 것에 비해, 전주는 그렇지가 못한다는 점.

버스를 탔는데 교통카드가 찍히지가 않아서

다시 내려서 편의점을 찾아 소액권으로 바꿔서 다시 기다렸다가 버스를 타야했다.

사실 우리나라 전국 버스가 티머니로 통일되어있을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을 했다.

북한과 통일을 외치기 전에 버스표나  통일 먼저 했으면 좋겠다.

 

전동성당은..그냥 성당이었다.

사실 많은 것을 기대하지는 않았다.

음~그냥 성당이네.

끝.

어렸을 때 로마도 갔었고 하니 성당의 끝판왕을 보고왔다보니 그냥 음~성당이네.



그 다음으로 향했던 곳이 경기전.

이성계의 어진과 조선의 실록들을 보관했던 전주사고가 있는 곳.

묘한 분위기랄까.

앞에는 서구화의 상징인 성당이 있고,

그곳에서 얼마 안가서는 이렇게 한옥으로 된 옛 터가 있으니.



혼자 여행할 때 가장 안좋은 점은 아무래도 사진 인 것 같다.

그래도 전주 토박이가 여러 곳을 안내해주기도 하고 사진도 찍어주고.



한국 여행의 본 목적이랄까.

<베테랑 칼국수>

유명하다고 해서 찾게 된 곳.

양이 엄청 많았다.



쫄면도 시키고 교자도 시키고.

엄청 북적북적 거리고  마치 모든 사람들이 다 내일러 인듯한 모습.

음식 나오면 사진 찍고 먹고 그리고 빠르게 배낭을 메고 나가는 모습.



밥을 먹고 시작된 한옥마을 투어.

인사동과는 사뭇 다른 느낌.

인사동은 엄청 북적북적 거리고 활기찬데, 여기는 엄청 정적이라고 해야될까.

내일로 여행 끝물 쯤에 가서 더더욱 사람들도 적고, 좋았다.

조용함과는 거리가 먼 도시에 살다가 조용함을 맛볼 수 있는 환경은 최고라고 생각한다.



자동차가 인상적이어서 찍었다.

우리나라에 저런 차는 많이 없을텐데.

어렸을 때 닌자거북이 보면서 많이 봤던 차다.



난 빙수를 엄청 좋아한다.

여름이건 겨울이건 빙수를 가리지 않는다.

예전에는 겨울이 되면 빙수를 판매하는 곳을 찾기가 힘들었는데,

요즘에는 겨울에도 판매하는 것을 보고 매우 반갑다.

전주한옥마을에 오면 누구던지 먹고 간다는 '흑임자 빙수'를 맛보기 위해 찾아왔다.



여기봐도 여행객, 저기봐도 여행객.

한옥 마을이다보니 젊은 여행객 보다는 나이 좀 있으신 분들이 많이 찾는 듯 했다.

빙수를 먹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더웠다.



고소하다.

얼음이 거칠다.

한번쯤은 먹을 만하다.

독특하다.



밤이 되니 더 고요하고 좋다.



남부 시장도 가고 전주 시내를 여기저기 돌아다녔다.

전주 시내는 마치 포항 같았다.

남부 시장은 늦은 시간에 가서 다 닫아서 아쉬웠다.



그래도 곳곳에 이렇게 재미있는 그림들이 있어서

흥미롭게 볼 수 있는 곳

낮에 오면 더 재미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대부분의 내일로 여행객들은 전주역 근처 찜질방에서 잠을 잔다.
하지만, 난 찜질방을 그렇게 선호하지도 않고, 도난 문제도 걱정 되고,
시끄러우면 잠을 잘 못자기 때문에 좀 역에서 떨어진 찜질방을 찾아서 갔다.
찜질방은 조용했고 사람도 몇 없어서 쾌적하게 지낼 수 있었다.
 
그날 <바이트레인> 카페를 가보니 전주역 근처 유명한 내일러들이 많이 가는 찜질방은 초만원.
다른 찜질방으로 가서 다행이다 싶었다.
 
내일로 1일차.
끝.
 
여행을 다녀온지 이제 거진 일년,
이제와서 뒤늦게 정리하지만 모든게 기억이 난다.
매일 매일 가는 곳마다 짧게나마 찍어놨던 로드무비 덕분.
저 어플을 아주 유용하게 잘 쓰고 있다.
지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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