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일 : 2014.12.04,  22시

러닝타임 : 약 1시간 50분


 본 리뷰는 지극히 주관적이며 비전문적인 리뷰입니다.


이번에는 다른 캐스팅으로 반복되는 노래 / 고독한 독고씨를 보았다.

전날과 다른 점은 <반복되는 노래>에서는 목동인 코리돈과 타이시스가 남자라는 점.

그리고 <고독한 독고씨>에서 성아 역을 맡은 배우가 다르다는 점.


오늘 리뷰는 전날 공연 본것과 유사하지만 새로운 생각들을 얻어갈 수 있었고

전 리뷰에서 언급하지 않았던 부분들에 대해서 정리해볼 생각이다.


<반복되는 노래>


오늘 본 삐에로와 컬럼바인에서 유독 삐에로가 눈에 들어왔다.

전날 본 삐에로보다 확실히 배우가 조금 더 여유가 생겼고

무대를 즐기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나 관객들이 반응을 해줄 때, 그때 삐에로는 더 살아났다.


다시 한번 연극은 배우 혼자만의 원맨쇼가 아니라

관객이 주는 것을 받아서 다시 돌려보낼 줄 아는 배우가

좋은 배우라는 것을 생각해보게 되었다.


이번 <반복되는 노래>에서 가장 큰 차이점인 목동의 性변화는 기대감보다는 걱정을 앞섰다.


개인적으로는 여자 코리돈과 타이시스를 매우 즐겁게 봤었지만,

남자 둘이서 코리돈과 타이시스를 한다는 것이

연극 시작 전부터 마치 '퀴어'작품을 보는 듯한 느낌이 될 것 같았다.


너무 선입견을 가지고 극을 보러 간 것일까.

두 배우가 무대 위에서 연기하는데 담벼락을 사이에 두고

밀당하듯 주거니 받거니 삐지고 하는 모습이 불편했다.

아마도 연출은 이러한 것을 의도했는지도 모르겠다.


남/여를 했다면 정말 재미있었을지도 모른다,

정말 밀당하는 장면을 볼 수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비극 장면을 연출하는 것이니까,

코리돈과 타이시스를 남자로 한 것은 적절한 시도가 아니었나 싶다.


브로셔에서 연출의 말 중

"인생엔 왜 비극이 있으며, 어디서부터 시작된 것인지 고민한 적이 있습니다" 라는

비극의 시작점에 대한 답의 일부분을 삐에로의 대사에서 찾은 것 같았다.


코리돈과 타이시스의 죽음 이후에 삐에로는 다시 시작되는 희극 장면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컬럼바인과 다시 대사를 나눈다.


"적당히 하지 뭐"


'적당히'라는 말이

오늘날의 비극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닐까.





<고독한 독고씨>


공교롭게도 독고의 죄수번호는 '5270'이다.

앞서 <반복되는 노래>에서 삐에로가 언급했던 제품번호 '5270'과 같은 번호이다.


독고한도 <반복되는 노래>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앞에서부터 미리 티저 형식으로 나온 느낌이다.


<고독한 독고씨>의 첫 장면은 독고한이 감옥으로부터 자신을 보내달라며 절규하는 것으로 시작을 한다.

그리고 이 극의 끝은 독고한이 감옥 앞에서 자신을 들여보내달라며 절규를 하는 것으로 막을 내린다.


이러한 대비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막을 내리는 것이

문제해결이라기 보다는 또 다른 <반복되는 노래>의 시작으로 보여졌다.


독고한은 극의 끝에서 성아에게 자신은 그저 이해받고 싶었다고.

그리고 성아는 그에 이렇게 답변을 한다.

"이해하지 못했나봐요"

각기 다른 자신들의 지나가버린 처지에 한탄하는 것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이해받고 싶어 했고 이해하지 못한 것에서

독고한도 성아도 외로울 수 밖에 없는 삶을 살지 않았나.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편하게 느끼는 안식처 혹은 위험으로부터 피할 수 있는 피난처가 있다.

그런데 이 피난처가 더 이상 피난처가 아니게 될 때.

패닉룸처럼 자신을 안전하게 지켜줄 것이라 생각했던 곳이

오히려 자신을 더욱 궁지로 몰아넣고 죽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될 때

우리는 결국 독고한 처럼 묻게 된다.


구원자는 누구인가.

열쇠를 가진자는 누구인가.


답은 무엇인가.


이번 <고독한 독고씨>에서

'성아'역만 유일하게 더블 캐스팅이었다.

보통 주연을 더블 캐스팅을 하는 경우는 있어도

'성아'를 더블 캐스팅 하는 경우는

독고한을 연기한 배우에게 상당히 큰 부담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개인적으로 독고한을 연기한 배우에게 묻고 싶다.


'성아'역을 연기한 두 배우 중 어떤 사람과 더 호흡이 잘 맞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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