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Λ] "Self Portrait 2"

2014. 8. 21. 00:46


나는 남자다.


간혹 사람들이 나의 섬세한 면 때문에 여성스럽다고 말하지만,

난 섬세한게 아니라 예민한거다.


나는  엄연히 여자를 좋아하는 남자다.


이건 매우 진실이다.


나는 누군가가 다가오기는 어려워도 떠나가는 것이 매우 빠르다.


쉽게 분노하는 모습과 피곤한 성격 그리고 스타일 때문이다.


나는 정직하지 못하다.


나는 솔직하다.


나는 매우 비판적인 사람이다.


좋은 것도 보이지만, 안 좋은 것이 더 먼저 눈에 들어온다.


뇌가 돌아가는 속도와 비례해서 말이 나오는 경우가 있다.


이 말은 곧 여과장치 없이 말이 나온다는 것을 뜻한다.


가끔은 충동적일 때가 있다.


판단이 매우 빠르다. 한걸음 이상으로 앞서가는 경우도 있다.


농담을 농담으로 잘 못 받아들인다.


나만의 기준이 있다. 그 기준을 벗어나게 되면 불편하다.


나는 매우 이기적이다.


날카롭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웃지 않고 무표정인 나의 모습이 무섭다고 많이 한다.


나와 대화가 통화는 사람은 아주 극소수이다.


나는 사람들에게 자주 연락을 하지 않는다.


감정에 지나치게 솔직하다.


싫음과 좋음에 대한 경계가 뚜렷하다.


분노를 쌓아두었다가 한번에 터뜨리는 경향이 있다.


사람을 신뢰하는 것도 빠르며, 신뢰를 접어버리는 것 또한 빠르다.


이성과 감성이 씨름을 한다.


영문학을 전공한 아버지와 미술을 전공한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무언가가 가지고 싶다면 어떻게든 가진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목표를 상실하면 그때부터 방황하기 시작한다.


탐구하기를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다.


그렇게 현미경이 가지고 싶었다. 파브르를 꿈꿨다.


손으로 무엇이든 만들었다.


작은 활을 만들어서 놀기도 했고, 대나무칼을 가지고 전쟁놀이를 했다.


나는 감사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분명 감사할 것이 너무 많은데, 감사할 것보다 빈자리가 더 크게 느껴진다.


가진 것이 없어서 더 궁하다.


그렇다보니 작은 것이라도 놓치지 않으려고 아둥바둥이다.


누가 보면 쫌스럽다고도 하겠지만 그렇다.


그렇다보니 신앙에 있어서도 나의 영역을 누군가에게 내준다는 것이 쉽지 않다.


내가 차지하고 있는 영역이 나의 곧 전부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항상 나는 모든 것을 나의 전부라고 생각한다.


어떤 일을 하더라도 그것이 나의 전부인 것 처럼.


누군가를 사랑하더라도 그 사랑이 나의 전부인 것 처럼.


그 일이 사라지고 그 사랑이 사라질 때의 상실감이 나를 힘들게 한다.


그래서 하나님이 두려운 것인지도 모르겠다.


또 누군가를 사랑하고 또 누군가에게 나의 영역을 내주었을 때,


나중에 그 영역이 다시 빈 공간이 된다면,


그 상실감을 또 어떻게 극복하지?


ALL OR NOTHING


모 아니면 도


흑 아니면 백


FRIEND OR FOE


단순한 것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더 복잡하다.


난 버리는 것이 익숙하지 않다.


유치원 때 부터 읽던 책


어릴 때 가져놀던 장난감


그것이 좋은 추억이든, 나쁜 기억이든,


무언가를 기억하고 추억하기 위한 매개체를 버리지를 못하겠다.


내게 있어 '정리해야지'라는 말은 버린다는 말이 아니라는 것을 이제서야 조금은 알 것 같다.


그저 구분하기 편하게, 내가 언제든지 다시 꺼내어 볼 수 있게 분류해놓고 도서관을 만든다는 것을.


나에 대한 정보, 그 사람에 대한 정보, 주변 사물에 대한 정보,


모든 것을 수집하고 재배열하고 자의적으로 해석, 결론 도출.


결론을 나 자신에게 적용


피곤하다....


이게 나의 자화상인가?


아직 더 그릴게 남아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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