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주

[Λ] "그 사람의 가을"

2014. 10. 29. 05:22



장윤주의 가을이 가득한 사랑 그 첫번째_


#

기르는 것이라고 생각해보지 못했다.

사랑..말이다.


여자는 사랑이 바람 같은 것이거나

나무 같은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바람처럼 왔다가 가는 것이거나

나무처럼 한 자리에서 오래오래 커가는 것.


나무 같은 상대를 꿈꿨지만

바람 같은 사람들만 찾아왔다.

지쳐갈 무렵, 한 남자가 나타나서 말했다.

사랑은 기르는 것이에요..라고.


사실은 말로 한 것이 아니었다.

강아지 한 마리를 안겨주었다.

엄마 강아지가 아이들을 낳고

세상을 떠나 돌봐줄 사람이 필요하다 했다.

안쓰러운 마음에 맡기는 했지만,

모르는 것이 많아 고생을 좀 했다.


종종 잠을 설쳤고,

강아지가 아픈 밤에는 같이 울기도 했다.

엉망이 된 집을 치우느라

고단하던 저녁이 더 고단하기도 했지만,

품을 파고 드는 따스함에 금새 웃었다.


강아지와 여자는 서로를 길들여갔다.

차곡차곡 익숙해졌다.



아주 닮은 강아지가 남자에게 있었다.

같은 엄마에게서 난 형제였다.

둘을 만나게 해주기 위해

남자와 여자는 종종 함께 산책을 했는데

어느 날 남자가 말했다.


저 녀석 엄마가 떠나는 날에는 무척 슬퍼서

다시는 못 키울 것 같았는데 또 이러고 있네요.


남자가 말을 멈췄다. 이번엔 여자가 말했다.

왜 그런 말을 했는지는 모르겠다.

위로를 하고 싶은 마음에 그랬던 것 같다.

모든 사랑이 다 어디선가는 끝나니까요.


남자는 고개를 저었다.

끝나는 게 아니라, 남아있는 사람.

마음 안에서 성장하는 것 같다..그랬다.


남자가 웃었다.

여자는 물었다. 사랑이 뭘까요.

남자는 대답했다.

"기르는 것 같아요. 밥 주고, 물주고,

같이 산책하고, 같이 아파하고,

그러면서도 떠나지 않고 함께 성장하는 거."


이번엔 여자가 웃었다.

알았고 느꼈으니까.

오래 찾았고, 기다리던 남자를 마침내 만났다는 것.




장윤주의 가을이 가득한 사랑 그 두번째_


#

가을의 나무는 애써 돋아냈던 잎들을 떨궈내고

가난한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 같아요.

가지고 있던 것을 놓는 것인지

잃어버리는 것인지


쓸쓸해 보이는구나 했지만

사실, 꼭 그런 것만은 아니에요.

잃어버리는 것만은 아니죠.


낙엽은 분해되어 땅으로 돌아가 양분이 될 거에요.

토양은 비옥해질 테고,


그것이 봄이 되면

새 잎을 틔우는데 힘이 되겠죠.


사라지는 것처럼 보여도

그냥 사라지는 것이 아니에요.

어딘가에 스며서 힘이 될 거고, 미래가 될 겁니다.


우리가 해왔던 사랑도, 노력도 말이에요.

그러니까 멈추지 말아요.

알았죠?




from. 장윤주의 옥탑방 라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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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Λ] "이 사람"

2014. 10. 29. 01:40



난 별로 좋아하는 연예인이 없다.

예능을 찾아보는 것도 아니고,

드라마를 꼬박꼬박 찾아보는 것도 아니고,

그런데도 이 사람은 사람이다 싶어서.

꾸밈이 없는 것 같아서.

그 모습이 좋아서.



그냥 밤에 잠이 안오면

12시부터 2시까지

이 사람 목소리를 듣고 틀어주는 음악을 듣고


며칠동안 펜을 잡는게 좋아지더니

오늘은 편지를 써봐야겠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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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있다보면 표정이 잔득 굳은 상태로 있다.

모든게 불편하고 잔뜩 긴장해있다.


집으로 돌아오면 그제서야 풀어진다.

하루종일 '분노'라는 감정만 먹다가

집으로 돌아와서는 분노에 눌려있던

다른 감정들을 하나씩 하나씩 곱씹어본다.


날카롭다가 급 무뎌지는 기분이란,


그냥 라디오 들으면서 하루를 마무리


1부에서 2부로 넘어가면서

나오는 음악이 감정의 전환점을 찍어주는 듯하다.


"모든게 다 잘 될거에요. 모든게 다 잘 될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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