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0월 4일


이날 파도가 좀 치는 날이었다.

근데 뭐 괜찮겠어? 했다.

어렸을 때부터 수영했고, 수영에 자신 있었으니까.

방파제 근처에서 들어갔는데

얕은 물에서 깊은 물로 들어갈 때 매우 빠른 속도로 나가는 것을 느꼈다.

그때 나갔어야 했다.

근데 뭐 괜찮겠지 생각했다.


물속 시야도 너무 안좋았고, 물고기도 잘 안보이고,

한 30분 정도를 방파제 주변 헤엄치며 다녔다.


버디로 다니다 보니까

옆에 있던 후배 근처에서 헤엄치다가

나가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파도가 심해지는게 느껴졌고 마스크에도 계속 물이 들어왔다.


그래서 밖으로 나가려고 하는데

방파제 가까이 갈수가 없었고

계속 멀리 밀려났다.


미친듯이 오리발을 쳐도 가까이 갈 수가 없었다.

힘은 점점 빠져오고, 그래서 그냥 뒤로 누워서 좀 쉬기로 했다.


뒤로 누워있으면서, 웨이트벨트를 풀러버릴까?

하네스 조끼를 벗어버릴까?

고민을 했는데 나중에 줍는 일도 문제고 유실되어 없어지는 것도 싫었다.

버디가 내 근처로 와서 나를 도와주려고 했는데

오히려 그냥 멀리 가라고 했다.

만일 사고가 난다면 차라리 혼자 죽으면 죽었지.


좀 쉬다가 다시 자세 바로 잡고 방파제 쪽으로 나갈 수 있었다.


물도 많이 먹고, 참 자연 앞에서 겸손해지는 경험이었다.

그리고 방파제 근처가 파도칠 때 얼마나 위험한지

그리고 파도가 치지 않더라도 위험한 곳이라는 것을

몸으로 직접 체험해봤던 잊지 못할 경험이었다.

이날 그냥 다이빙 쫑내고

국밥집가서 국밥 한그릇 먹고 돌아왔다.

워낙 바닷물을 많이 마셔서 잘 먹히지도 않았지만..ㅎ

'He'Story > 2015' 카테고리의 다른 글

[Λ] "장하나가 줬던 중파"  (0) 2016.05.19
[Λ] "사랑니"  (0) 2016.05.10
[Λ] "주리누나 집들이"  (0) 2016.05.10
[Λ] "GIF 2015 아이디어톤 도전"  (0) 2016.05.10
[Λ] "왜 찬양인도에는 솔로가 있나"  (0) 2016.03.27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