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Story/On Bible



씨,


어떻게 지내고 있어요?

요즘도 인턴으로 계속해서 출근을 하면서 하루의 시작을 버스안에서 하게 되요.

버스에 들어오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인지, 어떤 옷을 입었는지, 어떤 향수를 뿌렸는지,

어떤 표정을 하고 어떤 감정으로 출근을 하는지.


아침에 일어나 머리가 가장 맑을 때 생각이 가장 자유로운 것 같아요.


항상 아침에 출근하면서 찬양을 들으면서 묵상을 하게 되는데,

매일 아침 출근하면서 어떤 날은 왼쪽 좌석에 앉게 되고, 어떤 날은 오른쪽 좌석에 앉게되요.

(앉아갈 수 있어서 다행이에요..)


그래서 왼쪽에 앉은 날은 지나가는 차들과 그 길 너머의 풍경을 보고

오른쪽에 앉은 날은 버스 정류장에 기다리는 사람들과 건물들을 보게되요.


그러면서 드는 생각이,

우리가 어디에 앉아있는지에 따라 너무나 다른 이야기를 보고 듣게 되고,
또 우리의 생각과 이야기도 바뀐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우리가 살아가면서 인생이라는 버스 안에서 어디에 앉는지가 너무나도 중요하다는 사실을요.


다윗이 그를 가리켜 이르되 내가 항상 내 앞에 계신 주를 뵈었음이여

나로 요동하지 않게 하기 위하여 그가 내 우편에 계시도다

사도행전 2장 25절





씨,
잠결에 촉촉한 비내음에 잠이 깼지요.
한국에 돌아와 긴장이 풀린탓인지
하루종일 두통에 시달리다 이제서야 조금 괜찮아졌네요.
지금 시간은 새벽 2시30분을 향하고 있어요.
내일 출근하려면 다시 자야겠지만,
이 말은 오늘 하고 자려구요.

오늘 머리가 아픈 와중에도 그런 생각을 했어요.

내일 아침 일어날 때,
출근하기 전에 나를 깨우는 그대가 있었으면 좋겠다라구요.

마치 나를 이 새벽에 깨운 촉촉한 비내음처럼.

Husbands, love your wives,just as Christ loved the church
and gave himself up for her to make her holy,
cleansing her by the washing with water through the word,
and to present her to himself as a radiant church,
without stain or wrinkle or any other blemish, but holy and blameless.
(‭Ephesians‬ ‭5‬:‭25-27 NIV)

항상 촉촉하게 살려고 노력하는 가정이 될 수 있길 기도합니다.

잘자요.


[Λ] "엄마의 선물"

2014. 7. 2. 04:09



비록 나는 비루하고 못났더라도, 주변에 참 배울 것이 많은 사람들이 많다.

그 중에 한 형이 있는데, 그 형 덕분에 이렇게 티스토리에 나만의 도서관을 가지게 되었다.

그 형도 블로그를 하면서 지금은 결혼했지만, 이전에 싱글이던 시절, 스스로의 생각을 정리하기도 하고,

미래의 아내에게 쓰는 편지를 썼다. 그게 매우 좋다고 생각했기도 하고, 나만의 책을 만들고 싶은 생각에.


나는 그 사람을 '씨'라고 표현하려고 한다.

마태복음 13장 32절 말씀을 제일 좋아하는데,


이는 모든 씨보다 작은 것이로되 자란 후에는 풀보다 커서 나무가 되매

공중의 새들이 와서 그 가지에 깃들이느니라


아직은 씨에 불과하지만, 훗날 서로가 아름드리 나무가 되길 바라면서,



씨, 매번 머릿속으로 해야지 해야지 하면서 차일피일 미뤄오던 글을 이제서야 쓰게 되었어요.

벌써 2014년 7월, 휴학한지 이제 5개월. 그 사이에 많은 일들도 있었지요.

빈둥빈둥 놀기도 했고, 보고 싶은 책, 드라마, 실컷 보고, 평소 하고 싶었던 글을 다시 쓰기 시작했어요.


자기소개서를 여러번 쓰기도 했고, 계속 좌절하기도 했고,

내가 왜 공연영상을 전공했을까라는 회의감에 빠지기도 했어요. 

후회는 잘 안하는 성격인데, 일을 해보고 싶은데 일을 할 수 없는 곳이 생길수록,

그리고 개강을 앞두고 다시 학교로 가야할지 말지 생기는 고민 속에, 우울감도 생기던 찰나에,

인턴을 하게 되었지요. 참 감사하게도 말레이시아에서 인턴을 할 수 있게 되었고,

색다른 경험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잠시 학생으로서의 신분을 접어두고, 사회에 나와 일을 하다보면,

사회 초년생이다보니 많은 주목과 질문들을 받게 되요. 여러가지 질문들이 있지만,

그 중에 질문 중 하나는 “여자친구 있어요?" 라는 질문을 많이 받게 되요.


아마 사람들은 내 왼손의 반지를 보고 여자친구가 있다고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사실 28살 먹도록 제대로된 연애 한번 못해본 사람에 대해 많이 놀라는 것 같아요.


제가 반지의 의미를 설명해주고 나면, 요즘 누가 그러냐고들 많이 해요.

특히 남자들은 격분해서 이상한 놈이라고 하기도 하고,

여자들은 흥미롭다고 하는 사람 신기해하는 사람 반반 인 것 같아요. 


특히 남자들은 손해보는게 아니냐고들 해요.

나는 순결 서약식 반지가 손해라고 생각해본 적이 한 번도 없는데 말이죠. 


성경험이 게임도 아니고 경험치 쌓아서 레벨 업 하는 것이 아니잖아요.

28살이 되기까지 연애 한번 안 한 것이

그리고 요즘에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면 할 수 있다는 성행위 또한 굳이 넘어야 하는 벽인가 싶기도 해요.


특히 모태솔로라고 하면 이상하게 보는 것 같아요.

성격적 결함이 있던지, 뭔가 어딘가에 결함이 있어서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변명할 필요도 없고, 모태솔로라는 것을 부끄러워 해야하는 것인가 싶기도 해요.


근데 생각해보니 부끄러워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기뻐해야된다고 생각했어요.

자랑스러워 해야지 않을까요? (그 자랑스러움이 오만함이 되지 않도록 항상 조심해야겠지만요)


교회 다니는 사람들이라면 ‘모태신앙’이라는 말을 너무도 많이 들어요.

특히 내가 다닌 학교는 더더욱.

마치 '모태신앙'이라는 사회 계층이 있었던 것 같아요.


이러한 '모태신앙'의 축복을 받은 사람들과, 나의 모습은 너무나도 달라요.


스스로를 ‘모태 신앙’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약간의 우월함도 가지고 있는 듯 했어요.

그렇다보니, '모태 신앙'이 아닌 사람들은 더 치열하게

모태 신앙인 사람들의 뒤를 따라가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요. 


"나도 모태 신앙의 사람들과 같은 모습이 될거야" 라고.

저도 한때, 모태 신앙인 친구들을 부러워하고 동경했어요.


마치 ‘모태 신앙’은 엄청 자랑스러운 것이고 축복과 특혜를 받았고,

선망의 대상과는 다르게, ‘모태 솔로’는 그렇지 않은 인식이 있는 것 같아요.

동일한 '모태'로부터 비롯된 깊은 뿌리인데 말이에요.


얼마 전에 친구 결혼식에 다녀온 이후 ‘모태 솔로’라는게 선물이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 어떤 기쁨보다 나중에 나의 갈빗대를 찾은 기분,

그 최고의 감사와 기쁨을 누리기 위해

연단받는 이 시간을 기쁘게 보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여호와 하나님이 아담에게서 취하신 그 그 갈빗대로 여자를 만드시고

그를 아담에게로 이끌어 오시니 아담이 가로되 이는 내 뼈 중의 뼈요, 살 중의 살이라,

이것을 남자에게서 취하였은즉, 여자라 칭하리라 하니라. (창세기 2 22~23)


시편 139편 13절 부터 16절을 읽어보았어요.


주께서 내 장부를 지으시며 나의 모태에서 나를 조직하셨나이다

내가 주께 감사하옴은 나를 지으심이 신묘막측하심이라, 주의 행사가 기이함을 내 영혼이 잘 아나이다

내가 은밀한데서 지음을 받고 땅의 깊은 곳에서 기이하게 지음을 받은 때에

나의 형체가 주의 앞에 숨기우지 못하였나이다

내 형질이 이루기 전에 주의 눈이 보셨으며 

나를 위한 정한 날이 하나도 되기 전에 주의 책에 다 기록이 되었나이다

(시편 139 13~16)


모태로부터 시작된 이야기는 아직도 계속되고 있어요.


그 이야기, 멈춰있는 이야기가 아니라 흐르는 이야기가 되어

영원히 흘러가길 바래요.


2014.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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