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6월 5일

싱가포르 여행 5일차

예정에도 없던 센토사에 다시 방문하게 되었다.

물론 느즈막히. 아침에 일찍 일어나 조식을 먹고

시원한 방에서 뒹굴거리다가 나왔다.


지난번에는 센토사로 버스를 타고 갔다면

오늘은 센토사로 걸어가보기로 했다.



센토사 보드 워크

날씨가 너무 맑다.

그리고 덥다.



그나마 다행인건 그늘이 있다는 것이지만...

그래도...덥다.



한국에서는 참 보기 힘든 하늘이 아닌가 싶다.

미세먼지다 뭐다해서 맑은 날들이 너무 찾기 힘든 요즘.



센토사를 다시 방문하게 된 것은 다름아닌

유니버셜 스튜디오 티켓이 생겨서.


네이버카페 통해서 알게 된 동행 분들 중에

한분이 티켓을 추가로 더 구매를 하셔서

남는다며 무료로 주셨다.

무료라면 뭐 조금 즐기다가 오지 뭐 하는 생각에.



유니버셜 스튜디오에 도착할 때 즈음에는 이미 점심시간이었고

그곳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는데

퀄리티와 양 대비해서 가격이 너무 비쌌다.



드디어 유니버셜 스튜디오

사람들이 그 회전하는 Globe 앞에서 너도나도 사진 삼매경



그리고 간편하게 유니버셜 스튜디오 입성



솔직히 너무 더웠다.

한번 타려면 최소 대기 시간은 30분

혼자와서 가끔은 빠른 줄로 갈 수도 있었는데 그래도 길었다.

몇몇 놀이기구는 고프로로 촬영하고 싶었던 것도 있었는데

몰래 손목에 차고 갔는데 다시 풀러 보관함에 넣으라고 하여 뒤돌아갔던 적도 있었다.

여행가서 하지 말라는건 하지 말아야 함을 다시 한번 각인시켜주는 경험이랄까.



어릴적에 미국에 있는 유니버셜 스튜디오 갔을 때랑 바뀐 것도 있고

새로 생긴 것도 있고 무료라서 더 재미있게 탄 듯 싶었다.

Seriously, who hates free stuff?



유니버셜 스튜디오를 나와서 저녁을 먹으러 가는 길

반가운 도마뱀 한컷



숙소로 돌아와 씻고 싱가포르의 마지막 날 밤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 Newton Hawker Centre 로 향했다.

이곳에서 싱가포르 한인교회를 같이 다녔던 여래를 만나기로 했다.

여래를 잘 알던 것은 아니었는데, 워낙 오랜만에 만나기도 했고

라채원교수님과 박승규목사님이 중간다리 역할이 되었다.

어렸을 당시에는 여래의 부모님이 누군지도 잘 몰랐던터라

그냥 한국인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실은 싱가포르 사람이라고.

아버지는 싱가포르사람, 어머니는 한국 사람



여래 덕분에 음식도 쉽게 주문할 수 있었고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지금 보니까 또 그립네.



저녁을 먹고 수다를 떨다가 헤어지고 싱가포르의 마지막 날 밤

가고 싶었던 곳을 가기로 했다.

다름아닌 히든 바

그 중에서도 Operation Dagger로 먼저 발길을 돌렸다.


Club Street 와 Ann Siang Rd 쪽에 위치해 있었는데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저녁 7시부터 새벽 2시까지는 도로를 폐쇄한다고.



골목골목마다 DJ들이 디제잉을 하고 있어

골목마다 분위기가 다르고 흥을 더해주고 있었다.



관광객들보다는 싱가포르 현지인들이 더 많은 기분

마치 관광객들을 피해 이곳에 몰려있는 기분이었다.

싱가포르에서 일하는 직장인들과 대학생들이 Chiill 하러 오는 곳 같았다.

한국인들이 없는 곳이면 언제든지 환영



루프탑 바도 있고



이렇게 화려하게 아이스큐브 모양으로 해서

테이블을 만들어 놓은 곳도 있었다.



언덕을 깎지는 않고 그 형태 그대로 집을 올려놓았다.

그 나름대로의 느낌이 매력적이었다.



그리고 대망의 Operation Dagger


내 발 아래에 유리를 통해 사람들이 보이는데 도무지 위치는 모르겠고

구글 지도 상에도 근처라는데 입구는 보이지 않으니 한참을 언덕을 오르락 내리락 했다.


그러다가 근처 가게에서 누군가가 쓰레기를 버리러 나오면서

입구를 물어봐서 찾을 수 있었다.



바로 저 검은 문이 입구

저 위에 간판 아닌 간판이 붙어있다.



문을 열면 이렇게 좁은 통로가 있고



문을 열고 들어가면 수 많은 전구들이 일단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삼삼오오 사람들이 모여 바텐더와 이야기 하기도 하고

연인과 친구들과 조곤 조곤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한국의 술집처럼 왁자지껄한게 아니라서 혼자 오더라도

평화롭게 술을 마시며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텐더가 건내주는 메뉴판을 보았다.

칵테일 위주라고 생각헀던 곳에 와인을 팔고 있었다.

그리고 와인의 원재료 역시 참 독특했는데

용과, 무화과, 적색 양배추, 스타후르츠 등 동남아시아만의 특색있는 와인들을 팔고 있었다.

7일에서 30일 가량 숙성시킨 와인이라고.

호기심이 동하여 이것 부터 주문해보았다.



살짝 붉으스름한 색이 석류인듯 했고

단맛 보다는 상큼한 맛이 컸다.

그리고 와인보다 한결 가벼운 맛이었다.

평소 아버지와 와인을 할 때 바디감 있는 와인을 마셨다보니

이런 류의 과일주는 생소한 맛은 있었지만, 꼭 찾아마실 것 같지는 않았다.



와인을 다 마신 후에는 바텐도의 추천을 받기로 했다.

그렇게 해서 추천을 받은 것이 THE EGG



얼마나 맛있는 것일까 기대하면서 지켜봤는데

다육이 화분같은 컵에 칵테일을 만들더니

갑자기 왠 토치를 키고 쇠 컵을 마구 달구기 시작했다.

꽤 오랜시간 달궜을까

칵테일을 저 지푸라기와 팔각이 들어있는 유리통에 넣고는

달궈진 컵 안에 있는 그을린 연기를 집어넣고 뚜겅을 닫더니 5분 후에 마시란다.



그래서 이렇게 보고 기다리다가



열었다.

다육이 화분 사이즈인 컵..

별도 기대는 안 했는데 싱가포르 여행의 방점을 찍어준 칵테일이 되었다

계란의 부드러운 맛과 달달함, 스모키한 향,

뜨거울 것이라 예상했던 칵테일이 시원했던 반전

그리고 무엇보다 팔각의 향

팔각의 향은 싱가포르 여행을 돌아온 뒤

한국에서도 손 끝에서 3일간을 머물다가 사라졌다

여행의 여운을 가지고 돌아오기에 가장 적합했던

싱가포르 마지막 밤에 마시기에 가장 좋았던 음료가 아닐까 싶다.



THE EGG 를 마지막으로 ATLAS를 가기 위해

아쉽지만 Operation Dagger를 나왔다.

뒤늦게 발견한 작은 동판으로 만든 간판



Operation Dagger를 통해

히든 바의 매력을 알게 된 것 같아서 좋았다

앞으로 다른 나라를 여행하더라도 이러한 작은 바를 찾아보는 것도

여행의 일부분이 될 것 같다.



Operation Dagger 를 나와 Atlas 까지는 그렇게 멀지는 않았다.

지하철로 몇 정거장만 가면 충분

지하철이 끊기기 전에 가야했기에 조금은 서두른 것도 있었다.

아까 Operation Dagger가 집시들을 위한 느낌이라면

Atlas 는 한 분야의 거장들을 위한 느낌이었다.

입구부터 압도되는 느낌



대리석 바닥과 금빛



나는 바 앞에 위치한 자리에 앉았다.



메뉴판에 적인 문구가 마음에 든다.

"Too much of anything is bad, but too much Champagne is just right"



마지막 잔으로는 Bright Young Things

직역하자면 어린것들? 이라고 해야할까

Young Churchill 을 주문했다.

젊은 날의 처칠

생각만해도 기대가 되었다.



다크초콜릿과 씁스름하면서도 스모키한 것이 아주 강했다

천천히 녹여가며 마실 수 있는 것이 Atlas 의 분위기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2층 발코니로 올라가봤다.



천장이 눈에 들어오고 건너편에 술병들이 가득한 장이 멋드러졌다.



마지막 날 가보고 싶었던 Atlas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만족스러웠다



걸어서 숙소로 돌아가는 길

Founder Bak Kut Teh가 보여서 한 그릇 하고 돌아가기로 했다.



이곳 역시 유명한 곳이라기에 호기심 반 기대반으로 갔는데

Ya Hua 보다 별로였다. 그래서 조금은 실망.



숙소 앞에 도착하여 야경을 끝으로 5일차를 마무리 하였다.



5일차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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