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Story/2015



보통 향수를 바르면 손목에 바르고

귀 뒤와 목에 바르곤 했다.

왜 그쪽에 바르는지 자세하게는 모르지만,

맥박이 뛰는 곳이라서,

맥박 뛰는 것에 따라

향이 더욱 잘 퍼진다는 근거없는 이야기를 듣고

몇년 째 그렇게 향수를 뿌리고는 했다.


누군가에게 좋은 향으로 기억되고 싶다기 보다는

내가 스스로 좋은 향이 좋아서 향수를 그렇게 샀었다.

여름에는 시트러스 풍의 시원한 느낌의 가벼운 향수.

가을과 겨울에는 많이 무겁지는 않지만 달달하게 느껴지는 향수.


매번 똑같은 향수가 나오면 좋겠지만,

어느 향수는 몇 해를 가지 못하고 단종되어버리는데,

그래서 지금까지 새로운 향을 찾지 못하고

지난 계절의 향에 머물러 있는 것이 벌써 몇년 째.


그러던 가을 향수의 빈자리에

평소 누군가의 향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무심했던 나에게

발목 아래부터 올라오는 듯한 그녀의 향은


넓은 방안 가득,

오랜 기간 동안 가을의 향이 깃들지 못한

나의 옷깃에도 진하게 베었다.


차마 지우지 못한 그 사람의 향이 오래 남아서

내게 그 향을 계속해서 찾고 싶게 만들었다.


장 그루누이가 그랬을 것이다.

그도 매력적인 여인의 향을 처음 만났을 때

그 향을 소유하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혔을 것이다.


하지만 소유해서는 그 향은 존재할 수가 없다.

소유하지 않았기에 그 향이 존재 할 수 있는 것.


"존재하는 모든 것은 향기가 있다"

-장 그루누이-


무취의 내가 그녀를 소유하지 않고

그녀의 향이 내게 깃들게

그녀의 향기가 나를 지배하게

오랫동안 남게 하는 것.

나의 옷깃에 머물게 하는 것.


일단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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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Λ] "사랑해"

2015. 11. 26. 05:00




'나는 너를 사랑해' 내가 너에게 사랑을 고백하기 전에 앞서, 하나님이 만든 낮과 밤의 시간에 아담과 하와는 가장 먼저 사랑의 말을 속삭였을 것이야. 나의 사랑의 읊조림은 과연 나의 사랑을 100% 담고 있는 말일까? 아담과 하와의 '사랑해' 와 나의 '사랑해'는 동일한가? '너'에게 줄 수 있는 순수한 '나' 만의 사랑의 결정체는 있는 것일까? 아니면 이미 케케묵은 변질된 말의 되풀이인가. 그렇다면 마치 고장난 테이프처럼 기계적인 반복이 오늘날의 사랑의 현상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일까?  

우린 누구의 사랑을 하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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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Λ] "응, 좋아"

2015. 11. 26. 04:56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에 대한 경계가 사라져본 적 있어?

원래 사소한 것에 예민하다보니까, 미세한 변화도 잘 캐치하고는 하는데.

글쎄, 그 친구의 통화연결음이 다른 노래로 바뀌었더라. 다른 노래로 바뀌었다고 이야기 하니까, 자기가 좋아하는 노래로 바꿨다며 좋냐고 물어보는데,

머릿속에서는 지난번 통화연결음이 더 좋은데..라고 생각이 들면서도 "응, 좋아"라고 바보 같이 답해버렸다.

나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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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Λ] "구피 치어 이야기"

2015. 11. 25. 21:58



2015.06.25

구피를 키우기 시작한지 꽤 됐다.

알지이터 3마리를 추가 한 것 그리고 물속에 인공수초 좀 넣은 것 말고는.

처음에는 수초를 넣긴 넣었는데, 실이끼 폭탄을 맞아서

거의 흉물에 가까운 어항이 되어버려서

싹 다 버리고 인공수초로 넣으니까 그렇게 편할수가 없었다.

게다가 물고기 녀석들도 좋아하는듯 했다.

인공수초 안에 들어가서 나오지를 않는다.

가끔은 죽어서 없어진줄 알았는데,

먹이 줄때만 나온다.



어느 날 부터 이 녀석..

배가 불러오기 시작했다.

딱 보니 임신.

수컷 한마리가 그렇게 졸졸 쫓아다니더니 성공했구나 싶었다.

그로부터 며칠 후

배가 홀쭉해진 것을 발견.


왠 작은 깨들이 헤엄치고 있었다,


구피 치어를 힘겹게 다 건졌다.

뭐..다 건졌다고 생각했다.

인공수초 사이에 숨어서 나올 생각 안하는 녀석들은 포기했다.


건지고 나니까 한 15마리 정도.


지금은 다 컸으면 좋으련만.


방학 사이에 집을 떠나있었고,

친구에게 맡겨놨었는데

방학 끝나니까 다 죽어있었다.


아마 서로 잡아먹었거나

뭐..죽었거나..


다 용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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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Λ] "아이폰 3GS 부활"

2015. 11. 5. 12:45



오래 묵혀두었던 아이폰3GS를 꺼내들었는데

밧데리는 방전된지 오래.

수리 센터를 가기에는 비용도 비싸고 해서

이미 AS기간도 지났겠다. 망가지면 버리자 생각에 밧데리 자가 교체를 결심했다.

정품 밧데리는 구할 수도 없고,

불안하지만 중국산 밧데리를 인터넷을 통해 구매했고

수리 키트도 구매했다.



짝퉁티가 좔좔 흐르는 밧데리.

사용하다가 터지는 일이 없길 바란다.



잠시 빌려준 적이 있었는데

아직 사진들이 있드라.

감상 잘했다.



조심조심 떨리는 마음으로 분해.

인터넷에서 분해 방법을 찾아서 분해를 했고,

기존의 밧데리를 제거하였는데

주름이 가 있고, 저렇게나 휘어있었다.

어쩐지 후판이 들려있다 했다.



단순해보였지만, 참 예민하기 짝이 없었다.

잘못하면 전선 몇가닥을 끊어먹는다면

전원은 물론이거니와 카메라도 안나올 위험이 있었다.



밧데리를 연결할 각 부분들을 나사를 푸는데

나사 홈이 깨져있어서 나사가 헛 도는 곳들도 있었다.

다시 풀기는 힘들겠다 싶었다.



왼쪽이 정품,

오른쪽이 짝퉁.


외관은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결국 성공.

아이팟 대용이거나 비상용으로 쓸 수 있는 폰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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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Λ] "홀로"

2015. 11. 4. 13:50



2012년이었나.

그때 이후로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서 혼자 있어 버릇하다보니

항상 혼자 있을만한 곳을 찾게 되었다.


이번에도 나 홀로 있을 곳을 찾았고,

이곳에서 이런 생각 저런 생각.


이게 반드시 좋다고는 할 수 없긴 한데.

혼자가 너무 익숙해졌기도 하면서도

쉽게 벗어나기 힘든 이런 상황.


고립이란게 이런 것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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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4월 29일


비가 오던 수요일 아침이었다.


그날따라 들었던 노래가 다섯 손가락의 수요일엔 빨간 장미를이었고,


때마침 페이스북에 들어갔는데, 페이스북 친구가 흰 옷을 이쁘게 입고


사진을 올려서 노래의 주인공이라는 생각에 꽃을 선물 했었다.


본래 꽃을 잘 선물하는 사람도 아니거니와


정말 몇년만에 여자한테 선물해주기는 처음.


간만에 설레는 경험했다.


아무것도 아니었지만, 비와 음악 그리고 꽃이


사람 기분을 들었다놨다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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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Λ] "진보와 보수"

2015. 7. 28. 17:05



정치에 대해 크게 관심 없고,

내 눈에 보이는 현상을 보고,

한국의 역사를 배우기 전에 싱가포르의 역사를 배웠고,

싱가포르에서 살았고, 리비아에서 살았기도 했던 나인데

그 나라들은 참 조용했는데

모국에 돌아와 사는데 왜 이렇게 시끄러운지 모르겠다.


진보와 보수.


미국에서는 진보와 보수를 두고 표현하기를.


Liberals Whine.

Conservatives Think.


우리나라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어짜피 도찐개찐이지만,

보수는 병신력이 날이 가도 보존되지만,

진보는 병신력이 날이 갈수록 진일보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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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Λ] "장윤주의 한마디"

2015. 7. 28. 15:44



동물적인 배우이자 동물적인 사람이고 싶어요. 

나에게 동물적이란 순수하고 

영혼이 느껴지는 사람을 의미하죠.

사람에게는 저마다 버릴 수 없는 자기다운 모습이 있어요.

그런 모습을 평생 눈치채지 못하고 살아가는 사람도 있고,

완벽하게 숨기며 살아가는 사람도 있죠.


난 날것 그대로의 나 자신을 간직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음악을 하든, 연기를 하든

다듬어지지 않은 날것이 멋지게 팔딱대는

동물같은 사람이고 싶어요.


allure, 장윤주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어찌 그리 잘 표현 해주시나..

다듬어지지 않은 날것이 멋지게 팔딱대는 동물같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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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Λ] "은장도"

2015. 7. 28. 15:40



은장도는 본래 한쌍이라고 한다.

사극에서 여자만 가지고 있는 것처럼 만들었을 뿐.

남자의 은장도는 성인식때 아버지가 선물해주는 것이고

여자의 은장도는 시집가는 딸에게 어머니가 선물해주던 것이라고 한다.

은장도에는 일편심(一片心)이라고 쓰여있어

남자에게는 충(忠)ㆍ효(孝)ㆍ의(義)를 상징하여

두 임금을 섬기지 말라는 충절도이기도 했고,

여자에게는 정절을 상징해 순결을 지키는 정절도이기도 했다.

우리 엄마 시집 올 때, 엄마도 은장도를 가져오셨다.

지금은 집 어딘가에 천에 싸여 있겠지만.

요즘에는 이러한 문화가 많이 사라졌다는데,

내가 결혼할 때는 엄마의 은장도를 아내에게,

그리고 내 은장도도 하나 맞춰볼까 생각 중.

우리나라 전통은 정말 아름답다.

한국에서 오래 살지 않아 전통에 대해 잘 모르던 참에

하나씩 하나씩 알아가니 더 좋고 더 귀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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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Λ] "You are my Muse"

2015. 7. 28. 15:37




Every writer needs a muse.
And I haven't yet found mine.

Come to think of it,
writer would not need to write when he have found his muse.

A constant running away and catching up
would keep the writer in deprivation for more.

That deprivation would make the writer move on to a better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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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Λ] "리어왕의 절규"

2015. 6. 14. 20:49



난 리어왕의 이 대사가 그렇게 좋다.

절규지만, 그의 죽지않는 살아있음이 느껴져서.


“바람아 불어라. 내 뺨이 갈기갈기 찢어지도록! 모질게 불어라!

불어라! 장대 같은 폭우여! 폭포처럼 쏟아져라.

물기둥을 일으켜 치솟은 탑과 그 위에 세운 바람개비를 물속에 잠기게 하라.!

마음에 생각하는 것과 같이 재빠른 유황의 불이여,

참나무를 쪼개는 벼락의 선구자인 번개여, 내 흰 머리를 태워라.

천지를 진동시키는 천둥이여, 두껍고 둥그런 이 지구를 때리고 짓이여 납작하게 만들라.

대 자연이 인간을 창조하는 그 모태를 부숴라.

배은 망덕하는 놈을 태어나게 하는 모든 씨앗을 당장에 쓸어 없애 버려라.”


<리어왕> 3막 2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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